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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영화를 보았다. 최근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어서일까. 디테일이 보였다. 남아선호사상, 남아는 로봇 장난감, 여아는 분홍색 공주님 옷, 시집이 인생의 목표가 되버린 여자, 임신과 출산의 한계, 제도가 있으나 정착하지 못한 문화, 오빠와 남동생을 위해 희생 당한 여자들의 인생, 미행하는 남고생과 무서웠던 여학생, 그러나 여학생이 웃어주고 헤프다는 네 탓이라는 책임부여.

가부장제란 원래 이런 것이 아니다. 한국의 가부장제는 쓰레기나 다름없다. 미국의 가부장은 적이 농장에 쳐들어오면 가족을 피신시키고 총을 들고 나가서 싸운다면, 한국의 남성은 딸들은 총알받이 시키더라도 본인과 아들은 도망치는 모습이다. 가부장이 더 많은 권력을 소유하는 것은 더 많은 책임과 고생을 떠맡기 때문이다. 그것은 적어도 인간의 도리가 있었다.

한국 사회는 심각했다. 5.18이 큰 상처를 주었듯이 6.25는 더 큰 상처를 주었다. 속도는 빠르고 상처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채 흉터가 잔뜩 생겨버렸다. 좋은 사람들은 살아남지 못했고 부도덕하고 이기적인 자들이 살아남았다. 그들을 처벌하지도 못했다. 분노와 슬픔이 가득하다.

영화에서 참좋았던 것은 공유를 극단적인 한남충으로 안만들었다는 것이다.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주고 싶어하고, 아내를 위해서 시선을 이기고 육아 휴직을 쓰겠다고하고, 아내가 아픈 것을 알고 전전긍긍하며 자신의 탓인가 슬퍼한다. 배운대로 행동하는 남자인 동시에 본인의 입장에서 나름대로 노력하려는 남자로 연출했다. 이로써 구조적인 문제를 나타낸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사회,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왜 낳겠는가? 육아 휴직이 있어도 그것에 대한 존중과 배려도 없고 문화가 정착하지 못했다. 이러니 안정된 생활을 위해 공무원으로 인력이 몰린다. 그 상황에서 군가산점을 주려고하니 생존권의 문제가 되버리는 것이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이고 다 떠나서 내가 먹고 살기위해서 상대방을 깍아내려야하는 구조.. 유년기부터 지속적으로 교육된 성 고정관념도 팽배하다. 

 

추상적인 이야기도 아니고, 가상의 인물도 아니고, 용기를 잃고 흑화해버리는 인물도 아니었다. 그들은 꾿꾿히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우리의 이웃이고 가족이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이야기이다. 현실이나 다름없었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이 정도 영화도 욕을 먹을 정도라면 얼마나 심적으로 위태로운 상태인가 염려스럽다.

 

현재 20-30대 남성이 가진 것도 없는 상태에서 잘못걸리면 나도 빨간줄 그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은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실존하는 문제를 왜곡하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됬다. 동시에 증오로만 가득찬 레디컬 페미니스트도 사라져야한다. 여성 인권 증진이 아니라 시사 정치 피로감만 증발 시키는 그들의 행보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영화 리뷰하는 채널들이 리뷰는 하고싶고 패미니즘 지지한다고 욕 먹을까봐 걱정이고 고민인 상황이다.
어떤 채널은 서론에서 페미니즘을 엄청 까내린 뒤에 그래도 영화는 괜찮은 편이었다고 말한다.
어떤 채널은 신중한 단어와 문장으로 자신의 솔직한 평가를 말한다.

문제는 수준 낮은 분노로 가득찬 바보들이 욕만 싸지르고 다닌다. 대화가 아닌 비난과 야유를 퍼부으려는 사람들, 욕할 대상이 필요하고 탓할 대상이 필요한 사람들, 진짜 문제에는 분노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WRITTEN BY
소라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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